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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시력 도둑 '고혈압 망막병증'…초기엔 증상 없어 더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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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인구의 28.6%(2023년 기준)가 고혈압을 앓고 있을 정도로 고혈압은 흔한 질환이다. 고혈압이 지속되면 두통, 어지러움, 피로감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뇌혈관 장애, 협심증뿐만 아니라 '시력 저하'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

안과 정성용 교수(영남대학교병원)는 "고혈압은 망막과 시신경을 포함한 눈 속 미세혈관에 구조적·기능적 변화를 일으켜 망막 정맥이 막히거나, 혈관이 부풀어 오르고, 시신경으로 가는 혈류가 차단되는 등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러한 합병증이 나타나면 국소적 출혈과 부종, 황반 부종, 유리체 출혈 등이 발생해 시야 일부가 보이지 않거나 시력 저하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방치할 경우 안과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고혈압 망막병증의 발병 원인, 단계별 진행 양상과 함께 효과적인 치료법 및 예방법에 대해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고혈압 기간 길수록 위험…망막 혈관 손상 누적
고혈압이 지속되면 눈 망막의 미세혈관이 손상되면서 '고혈압 망막병증'이 나타난다. 망막은 시력을 담당하는 곳이라, 혈관 손상이 쌓이면 시력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혈압이 높아지면 망막의 작은 동맥이 스스로 혈류를 줄이기 위해 혈관이 수축하는 자가 조절 반응을 보인다. 높은 압력이 지속되면 이 동맥들을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다 혈관 벽이 점점 두꺼워지고 딱딱해진다. 이렇게 굳어진 혈관은 탄력과 기능을 잃어 충분한 혈액을 망막에 보내지 못하게 되고 결국 망막 조직이 손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망막 혈관 벽이 약해져 혈액이나 혈장이 망막 조직으로 누출되는 '삼출' 현상이 발생한다. 그 결과 △망막 조직 출혈 △망막 부종 △지질이 쌓인 경성 삼출물이 관찰될 수 있다. 또한 망막 신경섬유층에 혈액이 부족할 때 솜털 모양의 흰 반점인 면화반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황반 부위에 부종이나 출혈이 발생하면 중심 시력이 저하될 수 있다. 

정성용 교수는 "혈압이 높게 유지되는 기간이 길수록 망막의 미세혈관에 누적되는 손상이 커진다"며 "초기에는 망막 혈관이 어느 정도 손상을 견딜 수 있지만, 수년 이상 높은 혈압에 계속 노출되면 망막 혈관에 점진적으로 손상이 쌓이게 되어 망막병증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초기에는 자각 증상 없어… 단계별 진행 양상은?
고혈압 망막병증은 키스 바게너 베이커(keith-wagener-baker)분류법에 따라 4단계로 나뉜다. 

1단계 경도 망막병증은 망막 세동맥이 살짝 좁아진 상태로 혈관에 출혈이나 삼출물은 아직 없다. 환자 자각 증상도 거의 없으며, 시력도 정상인 경우가 많다. 

2단계 경증-중등도 망막병증은 세동맥 협착이 뚜렷해지고, 동맥과 정맥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압박이 관찰된다. 이 단계에서도 환자가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일부는 경미한 시야 저하를 느낄 수 있다. 아직 큰 합병증은 없으나 망막 혈관 손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경고 신호이므로, 주치의 지도하에 혈압을 목표 범위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3단계 중증 망막병증에 이르면 2단계 증상에 더해 망막에 출혈과 삼출물, 면화반 같은 명확한 손상 징후가 나타난다. 시력의 중심 부위인 황반에 삼출물이 침범하는 경우 시력 저하를 느끼기 시작하며, 시야에 흐릿한 부분이나 보이지 않는 영역이 생길 수 있다. 

4단계는 중증 망막병증 3단계 증상에 더해 시신경이 붓는 유두부종이 관찰될 수 있다. 환자는 뚜렷한 시력 저하를 겪으며 악성고혈압이 동반된 경우 두통, 구토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

치료 핵심은 '혈압 조절'… 합병증엔 주사·레이저 치료 병행
고혈압 망막병증 치료의 가장 기본은 '혈압'을 철저히 조절하는 것이다. 전신 혈압을 정상화해 망막으로 가는 손상을 줄이는 것이 최우선이다. 경도 망막병증이나 초기 악화 단계에서는 생활 습관 개선과 약물 치료를 통해 혈압을 안정적으로 낮추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만성 합병증은 혈압 조절만으로는 개선되지 않는다. 따라서 망막병증 자체에 대한 치료는 주로 합병증 관리에 초점을 맞춘다. 황반 부종으로 시력이 저하된 경우에는 혈관 증식을 억제하는 항혈관내피성장인자를 눈 속 유리체 내로 주사하고, 망막 혈관 폐쇄나 망막동맥류가 발생한 경우에는 레이저로 망막을 응고시켜, 출혈의 흡수를 돕는 치료를 시행한다. 

손상된 시력이나 안구 건강의 회복 가능성은 망막병증의 중증도와 치료 시기에 따라 다르다. 정성용 교수는 "경도 망막병증에서는 혈압을 정상화하면 시력 저하가 발생하지 않거나 회복되는 것이 일반적이다"며 "그러나 이미 병변이 심한 경우, 만성 고혈압에 의한 혈관 변화는 혈압을 정상으로 낮추어도 완전히 원래 상태로 되돌아가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혈관 변화 자체가 시력을 직접 떨어뜨리지는 않기 때문에 시력 저하가 나타나기 전에 혈압을 낮춰 적절히 관리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기 검진과 생활 습관 개선으로 혈압 건강 관리 
고혈압 망막병증의 진행 정도는 망막 혈관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고혈압 환자는 적어도 3~6개월마다 주치의 진료를 받아 혈압 조절 상태와 약물 부작용 등을 점검하고, 1년에 한 번 정도 안과에서 안저검사를 통해 망막에 변화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정성용 교수는 "혈압 관리는 생활 습관 개선과 약물치료를 꾸준히 병행해 혈압을 정상 범위로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짠 음식은 혈압을 상승시키므로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식단이 중요하다. 채소, 과일,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하고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 섭취를 줄이는 것이 혈압과 혈관 건강에 도움이 된다. 또한, 주 3~5회 정도, 하루 30분 정도의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면 혈압을 낮추고, 심혈관계 건강을 향상시키며 체중 감량에도 효과적이다. 특히 비만인 경우 체중 조절이 혈압 하강에 도움이 된다. 그밖에 금연과 절주, 스트레스 관리를 통해 혈압 조절에 힘써야 한다. 

생활 습관 개선만으로 혈압 조절이 어려운 경우에는 약물복용이 필요하다. 처방된 약물을 규칙적으로 복용하며, 임의로 약을 거르거나 중단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혈압 자가 모니터링을 통해 꾸준히 혈압을 관리해 치료 경과를 파악하는 것이 좋다. 또한, 정 교수는 "혈압 외 당뇨, 고지혈증 등의 대사 관리도 중요하다"며 "혈당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혈관 손상이 가속되어 망막병증 위험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종합적인 혈관 건강 관리를 통해 망막병증을 포함한 다양한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